
나도 해보고 싶었다.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을까?
돈이 필요해서 AI에게 말을 걸었다
특별한 능력도, 거창한 계획도 없었다.
그냥 내 삶을 조금 바꿔보고 싶었다.
나는 처음부터 AI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돈이 필요했다.
내 삶에는 풀어야 할 문제가 여러 개 있다고 느꼈다. 직장, 미래, 시간, 나이, 하고 싶은 일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거리.
그런데 그중 하나만 조금 풀려도 다른 문제들이 덜 답답해질 것 같았다.
그 하나는 경제적인 문제였다.
돈이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돈 때문에 선택지가 줄어드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돈은 행복을 사주지 못할지 몰라도, 적어도 “이건 돈 때문에 안 돼.”라는 문장은 몇 개 줄여준다.
01.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시간을 파는 일이었다
처음 떠올린 방법은 특별하지 않았다.
우버를 해볼까.
주말에 파트타임을 하나 더 할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내가 가진 시간을 더 팔면 돈을 조금 더 벌 수 있다.
하지만 평일에 회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시간도 필요했고 체력도 필요했다.
저녁과 주말까지 다시 돈으로 바꾸기 시작하면 수입은 조금 늘어날지 몰라도 내게 남는 시간은 더 줄어들 것 같았다.
내가 만들어놓은 무언가가 계속 남는 방법은 없을까?
02. 그런데 나는
만들 줄 아는 게 없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면 비슷한 단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온라인 비즈니스.
콘텐츠.
앱.
웹사이트.
디지털 상품.
듣기에는 멋있었다.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뭔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곧 아주 기본적인 문제가 생겼다.
나는 그걸 만들 줄 몰랐다.
나는 사업가도 아니었고 개발자도 아니었다. 코딩을 배워서 몇 년 뒤 새로운 직업을 갖겠다는 거창한 계획도 없었다.
내가 원한 것은 조금 더 단순했다.
지금 가진 능력과 시간으로 일단 작은 것부터 해보고 싶었다.
03. AI의 첫 번째 장점은
똑똑함이 아니었다
지금은 AI 이야기를 하면 보통 성능부터 이야기한다.
어떤 모델이 더 똑똑한지, 코딩을 얼마나 잘하는지, 그림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
그런데 나에게 AI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냥 말을 걸기 쉬웠다.
코딩을 몰라도 됐다. 사업계획서가 없어도 됐다. 아이디어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도 일단 질문할 수 있었다.
“내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런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아이디어는 너무 이상한가?”
“사람들이 이런 걸 쓸까?”
질문하다 보니 생각이 모양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아이디어도 많았고, 만들다가 접은 것도 있었다. 괜찮아 보였는데 찾아보니 이미 세상에 수십 개 있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대화하다 보니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정도였던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첫 화면에는 이게 있고, 사용자가 이것을 입력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처럼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아이디어는 머릿속에 있을 때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래서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화면 위에 올려놓는 순간 현실이 된다.
버튼이 이상하고, 설명이 길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불편하고, 머릿속에서는 괜찮았던 기능이 실제로 써보니 별로일 때도 있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순간을 실패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도 발전이었다.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실패했다.
이제는 브라우저에서 실패한다.
적어도 한 단계는 앞으로 나온 실패다.
AI가 돈을 벌어준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분명하다.
AI를 사용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AI에게 부업 아이디어를 100개 받아도 실행하지 않으면 수입은 0원이다.
웹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사람들이 자동으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앱을 만들었다고 다운로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직 이걸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0원에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마이너스에서 시작해서 지금도 마이너스다.
도메인을 사고, 구독료를 내고, 이것저것 써보다 보니 돈은 꾸준히 나가는데 들어온 돈은 아직 없다.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성실하게 발생하는 매출은 내가 매달 결제하는 구독료다.
언젠가는 돈이 반대 방향으로 흐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만 놓고 보면 내가 AI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AI 회사들 매출에 성실하게 기여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계속한다.
적어도 예전에는 돈이 없다고 생각만 했고, 지금은 돈을 쓰면서 뭔가를 만들고 있으니까.
이게 발전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통장만 보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돈은 안 벌렸는데, 이상하게 모르는 것은 계속 늘어났다.
웹사이트 하나 만들면 끝인 줄 알았더니 사람들이 들어오게 하려면 검색이 필요했고, 검색을 생각하면 SEO라는 것이 나왔다.
광고를 붙이면 돈이 생기는 줄 알았더니 먼저 심사를 받아야 했다.
앱을 만들면 바로 올릴 수 있는 줄 알았더니 스토어 정책이 있었고, 테스트가 있었고, 배포 조건이 있었다.
하나를 배우면 뒤에서 모르는 것 세 개가 따라 나왔다.
마치 문 하나 열었더니 방이 나온 게 아니라 복도가 나온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AI가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조금 다르게 느낀다.
가끔은 AI가 내가 모르고 있던 문제를 훨씬 빨리 발견하게 해주는 기계 같다.
예전 같으면 “웹사이트 하나 만들면 되겠지” 하고 몇 달은 행복하게 착각했을 일을, 이제는 며칠 만에 현실까지 끌고 와서 보여준다.
“여기 SEO 있습니다.”
“여기 정책 있습니다.”
“여기 심사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것도 알아야 합니다.”
참 친절하다.
문제는 너무 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계속하게 됐다.
돈은 아직 안 들어오지만, 적어도 예전보다 내가 뭘 모르는지는 훨씬 잘 알게 됐다.
그게 수익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막연히 기대만 하던 상태에서는 조금 벗어난 셈이다.
내가 얻은 것은 아직 돈보다 가능성에 가깝다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대부분 이렇게 끝났다.
“나는 그거 할 줄 모르는데.”
지금은 그 문장이 조금 바뀌었다.
“나는 그거 할 줄 모르는데… AI한테 한번 물어볼까?”
별것 아닌 차이처럼 보이지만 내게는 꽤 컸다.
모른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그다음 행동이다.
예전에는 모르면 끝이었다.
지금은 모르면 질문한다. 질문하다 이해하면 만들어본다. 만들어보고 이상하면 고친다. 안 되면 다시 묻는다.
그리고 가끔은 정말 인터넷 주소 하나가 생긴다.
누군가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도구 하나가 남는다.
아직 이 일이 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처음과 비교하면 분명히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예전의 나는 돈을 더 벌기 위해 내 시간을 더 팔 방법부터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가끔 다른 질문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것을 만들 수는 없을까?
아마 내가 AI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진짜 이유는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이 블로그는 AI 전문가가 사용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이 결과를 정리해놓은 곳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는 비개발자가 자기 삶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어서 AI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다가 작은 웹사이트를 만들고, 도구를 만들고, 망가뜨리고, 다시 고치고, 처음 보는 용어 때문에 당황하고, 그래도 계속 해보는 이야기다.
아직 나도 결말은 모른다.
그래서 계속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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