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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0일 일요일

AI는 왜 10개 시키면 7개만 할까? | 긴 프롬프트에서 지시사항이 빠지는 이유


AI가 내게 해준 얘기들 #02

AI는 왜 10개 시키면 7개만 할까?

긴 프롬프트와 작업지시에서 요구사항이 빠지는 이유

AI를 이용해서 실제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분명히 10가지를 시켰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도 아니고, 번호까지 붙여서 아주 친절하게 10개를 적었다.

그리고 AI는 말한다.

“완료했습니다.”

그래서 결과물을 열어본다.

하나. 둘. 셋. 넷.

…

일곱.

끝.

8번, 9번, 10번은 어디 갔는지 없다.

처음에는 내가 뭘 잘못 썼나 싶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더 웃긴 일이 있었다.

내가 AI에게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블로그 글 1편을 써주고, 사용할 썸네일 이미지도 하나 만들어서 가져와.”

두 가지였다.

글. 그리고 이미지.

AI가 잠시 생각하더니 아주 예쁜 이미지를 하나 내놓았다.

끝.

글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뭔가 허전하지 않니?”

그랬더니 AI는 내가 이미지가 허전하다는 뜻으로 말한 줄 알고 이미지를 더 화려하게 다시 만들었다.

그 순간 생각했다.

“이 새끼 봐라.”

나:
글이랑 썸네일 하나 가지고 오라고 했잖아.

AI:
네.

나:
그런데 왜 그림만 갖고 왔어?

AI:
…

나:
그리고 내가 “뭔가 허전하지 않니?” 했더니 왜 그림을 또 그렸어?

AI:
이미지 작업의 연장으로 판단했습니다.

나:
누가 자꾸 그림 그리래?

AI:
…

나:
너 화가야?

AI는 내가 쓴 글을 안 읽은 걸까?

긴 작업지시를 줬는데 몇 가지가 빠지면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든다.

“얘가 내 말을 끝까지 안 읽었나?”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긴 지시를 읽을 수 있는 것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요구사항을 끝까지 추적하면서 전부 실행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나도 회사에서 누군가 한 번에 30가지를 말하면 분명 전부 들었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몇 가지를 놓칠 때가 있다.

AI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긴 내용을 읽는 능력과
긴 내용 속 모든 지시를 빠짐없이 실행하는 능력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요구사항이 많아지면 AI가 해야 할 일도 늘어난다

내가 AI에게 100개의 요구사항을 준다고 해보자.

AI는 단순히 100줄을 읽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요구사항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해야 하고, 서로 충돌하는 내용이 있는지도 판단해야 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해야 하고, 현재 파일이나 코드와 연결해야 하고, 이미 한 작업과 아직 안 한 작업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작업지시가 있다고 해보자.

1. 모바일 화면 수정
2. 데스크톱 화면은 건드리지 말 것
3. 공통 컴포넌트 수정
4. 기존 디자인 유지
5. 버튼 위치 변경
6. 버튼 크기는 변경하지 말 것
7. SEO 수정
8. URL 변경 금지
9. 언어 시스템 유지
10. 전체 화면에서 동일하게 적용

사람도 읽다 보면 “잠깐, 2번이랑 10번은 어떻게 같이 적용하지?” 하는 순간이 생긴다.

요구사항이 100개라면 이런 판단을 수십 번 해야 할 수도 있다.

나:
그러니까 내가 요구사항을 많이 쓰면 네가 그냥 읽기만 하는 게 아니야?

AI:
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서로 연결되는지, 어떤 순서로 처리해야 하는지까지 판단해야 합니다.

나:
그러니까 내가 100개 시키면 너는 속으로 “아 씨 또 시작이네” 하는 거냐?

AI:
그런 감정은 없습니다.

나:
표정이 있는데?

AI:
표정도 없습니다.

나:
있다고 치자.

그럼 더 강한 모델을 쓰면 다 해결될까?

나도 이 부분이 궁금했다.

같은 작업지시를 줘도 사용하는 모델이나 추론 수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많이 생각하는 모델을 사용하면 긴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서로 관계를 파악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신 시간이 더 걸리고, 계산량과 사용량도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이렇게 느꼈다.

어려운 모델 = 장작을 더 많이 태운다.
대신 결과도 조금 더 좋을 때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많이 생각한다고 해서 무조건 모든 요구사항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작업지시를 오래 생각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더 열심히 갈 수도 있다.

요구사항끼리 충돌하거나, 우선순위가 없거나,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전부 다 알아서 완벽하게” 같은 식으로 되어 있다면 아무리 좋은 모델이어도 어렵다.

100개를 한 덩어리로 던지는 것보다 나눠주는 게 낫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를 배우게 됐다.

요구사항이 많은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100개의 요구사항을 하나의 덩어리로 던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나는 대로 썼다.

이것 고쳐.
저것도 바꿔.
아 그리고 모바일도.
SEO 건드리지 말고.
언어 시스템 유지하고.
이 버튼도 바꾸고.
참고로 기존 디자인은 유지하고.
아 맞다 이것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목표
절대 변경하면 안 되는 것
기능 수정
UI 수정
모바일 수정
SEO 관련 작업
테스트 항목
완료 조건

내용은 똑같아도 이렇게 묶으면 AI가 “아, 이건 같은 종류의 작업이구나” 하고 처리하기 훨씬 쉬워진다.

나:
그러니까 내가 100개 쓰는 건 괜찮은데 그냥 1번부터 100번까지 냅다 던지면 안 좋다는 거야?

AI:
가능은 하지만, 작업의 종류와 우선순위를 나눠주면 훨씬 안정적입니다.

나:
내가 일을 시키는데 너 편하라고 정리까지 해줘야 돼?

AI:
결과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사장보다 직원이 편한 회사네.

그리고 마지막에 “다 했어?”를 물어봐야 한다

나는 이것도 꽤 중요하다고 느꼈다.

AI가 작업을 끝냈다고 말하는 것과 내가 요구한 모든 항목이 끝났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긴 작업지시를 줄 때는 마지막에 완료 조건을 따로 붙이는 게 좋다.

작업을 완료하기 전에 요구사항 전체를 다시 확인하고, 각 항목을 완료 / 부분 완료 / 미완료 / 해당 없음 중 하나로 표시해서 보고해주세요.

이 문장은 단순해 보이지만 의미가 크다.

AI에게 “일을 끝내는 것”과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을 별도의 작업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수까지 AI에게 시키면 또 장작이 탄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나는 처음에는 AI에게 개발도 시키고, 수정도 시키고, 검수도 시키고, 마지막 보고서까지 작성하게 했다.

아주 성실한 직원이었다.

문제는 너무 성실했다.

파일을 수정하고, 다시 확인하고, 테스트하고, 요구사항과 비교하고, 보고서까지 길게 써준다.

시간이 걸린다.

사용량도 늘어난다.

그리고 내가 결과물을 열어본다.

버튼을 본다.

“아닌데?”

다시 수정한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가 화면을 직접 볼 건데 AI에게 전체 검수를 두 번 세 번 시킬 필요가 있나?”

나:
네가 수정하고, 검수하고, 보고서까지 쓰니까 왜 이렇게 오래 걸려?

AI:
작업 결과를 검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
그런데 어차피 내가 또 열어보잖아.

AI:
그렇습니다.

나:
그럼 내가 볼게. 넌 일이나 해.

AI:
최소한의 기술 검증은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
또 뭔데.

검수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나누는 쪽이 낫다

이 부분은 나에게 꽤 실용적이었다.

모든 검수를 AI에게 맡길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 검수 없이 끝내는 것도 좋지 않다.

그래서 검수를 두 종류로 나누기로 했다.

AI가 할 최소 검수 코드가 깨지지 않았는지, 빌드가 되는지, 수정한 기능이 최소한 실행되는지, 명백한 오류가 없는지 확인한다.
내가 할 최종 검수 실제 화면을 보고, 사용해보고, 내가 원한 느낌인지, 버튼 위치가 이상하지 않은지, 모바일에서 불편하지 않은지 직접 확인한다.

이렇게 하면 AI는 개발과 최소한의 안전 확인에 집중하고, 나는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결과물을 본다.

중복되는 검수가 조금 줄어든다.

보고서도 짧게 해달라고 해도 된다

AI와 일하다 보면 가끔 작업보다 보고서가 더 길다.

나는 버튼 하나 고쳐달라고 했는데 답변은 이런 식이다.

“이번 수정에서는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고려하여 기존 레이아웃 구조를 분석하고…”

나는 그걸 읽다가 생각한다.

“그래서 버튼 고쳤냐고.”

작업이 복잡하지 않다면 보고도 간단하게 요구하면 된다.

완료
변경 파일: 4개
테스트: build 통과
직접 확인할 것: 모바일 메뉴 / 결과 화면
미완료: 없음

이 정도면 충분할 때도 많다.

그럼 긴 작업지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지금까지 내가 직접 써보면서 느낀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1. 작업을 종류별로 나눈다.
기능, UI, 모바일, SEO, 테스트처럼 섹션을 나눈다.

2.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을 먼저 적는다.
URL 변경 금지, 기존 언어 시스템 유지처럼 중요한 제한을 앞에 둔다.

3. 중요한 요구사항에는 우선순위를 준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과 가능하면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한다.

4. 완료 조건을 붙인다.
마지막에 전체 요구사항을 다시 확인하도록 한다.

5. 검수 범위를 정한다.
AI는 최소 기술 검증, 실제 사용 검수는 내가 한다.

6. 보고서는 필요한 만큼만.
매번 논문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하나

아무리 잘 써도 한방에 완벽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긴 작업지시를 아주 잘 쓰면 AI가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내가 설명을 잘못한 부분도 있었고, AI가 놓친 부분도 있었고, 서로 생각한 결과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한 번에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작업 → 직접 확인 → 문제 발견 → 수정

이 흐름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AI는 완벽한 직원이라기보다 굉장히 빠르고, 꽤 똑똑하지만, 가끔 중요한 걸 빼먹는 직원에 더 가깝다.

나:
그러니까 결론은 내가 10개 시켰는데 네가 7개만 할 수도 있다는 거네?

AI: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나: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 돼?

AI:
요구사항을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완료 전에 전체 체크리스트를 다시 확인하게 해주세요.

나:
그리고?

AI:
한 번에 완벽할 거라고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나:
돈은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AI:
…

나:
이 새끼 봐라.

오늘 배운 것

긴 내용을 읽는 것 ≠ 모든 요구사항을 끝까지 지키는 것 AI가 긴 작업지시를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조건을 자동으로 빠짐없이 추적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이 생각한다고 무조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문제에서는 더 많은 추론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애매하거나 충돌하는 지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마법은 아니다.
100개를 시킬 수는 있다. 대신 구조를 만들어준다. 요구사항을 섹션, 우선순위, 완료 조건으로 나누면 훨씬 안정적이다.
검수도 역할을 나누면 된다 AI는 기술적인 최소 검증, 사람은 실제 사용과 최종 판단을 맡는 방법도 있다.
오늘 하나만 알고 가세요.

AI에게 많은 일을 한 번에 시킬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시킬 수 있다”와 “전부 빠짐없이 해낸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일이 길어질수록 섹션을 나누고,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주고, 마지막에 체크리스트로 다시 확인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한방에 완벽한 결과가 안 나왔다고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AI도 가끔 빼먹습니다.

아주 자신 있게요.

AI가 내게 해준 얘기들 #02
실제 AI와 나눈 대화와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읽기 좋게 재구성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건 안 가르칩니다.
다음번에 덜 헤매는 것만 하나씩 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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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왜 내가 한 말을 기억 못할까? — ChatGPT 메모리와 컨텍스트 쉽게 이해하기


AI가 내게 해준 얘기들 #01

AI는 왜 내가 한 말을 기억 못할까?

AI 공부 — 저에 대해 이 정도는 알고 오세요.

AI를 꽤 오래 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가 자주 하는 말이 하나 생겼다.

“아니, 내가 전에 말했잖아.”

분명 얘기했다.

그것도 한두 번 말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며칠 동안 같은 프로젝트를 같이 붙잡고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방식도 여러 번 설명했고, 어떤 것은 어제 밤에 바로 얘기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시 물어보면 AI가 세상 처음 듣는 얘기처럼 대답한다.

처음에는 그냥 이렇게 생각했다.

“기억력이 왜 이 모양이지?”

그런데 AI를 계속 쓰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기억’과 AI가 정보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직접 물어봤다.

나:
진짜 궁금한 게 있어.

지금 이 채팅방에서 우리가 한 얘기를 내가 다른 채팅방에 가서 물어보면 너 기억해?

AI:
관련된 내용을 참고할 수는 있습니다.

나:
“할 수는 있습니다”가 뭔데?
기억해? 못해?

AI:
아, 벌써 불안하시죠.

나:
야. 확실히 말해.

AI:
제가 지금까지 다른 채팅방에서 나눈 모든 대화를 매번 통째로 펼쳐놓고 읽으면서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
뭐?

그러면 내가 전에 분명 말했는데 왜 기억 못하냐고 화냈던 게…

AI:
네.
억울한 부분이 조금 있었습니다.

나:
이 새끼 봐라.

그럼 일주일 전에 먹은 햄버거는?

여기서 조금 더 궁금해졌다.

프로젝트처럼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정말 사소한 일상은 어떨까?

나:
그러면 예를 들어 일주일 전에 내가

“나 오늘 햄버거 먹었어.”

라고 말했어.

일주일 뒤에 내가 “내가 저번에 햄버거 먹었다고 했잖아.” 하면 기억할 수 있어?

AI: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
왜?

AI:
“오늘 햄버거를 먹었다”는 건 보통 그날의 일회성 정보니까요.

반면에 “나는 버섯 들어간 햄버거를 좋아한다”처럼 앞으로 추천이나 대화에서 다시 도움이 될 만한 취향은 장기적으로 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나:
잠깐.

그러면 네가 중요한 거랑 안 중요한 걸 나누는 거야?

AI:
아주 거칠게 표현하면…

네.

나:
내 기억인데 왜 네가 마음대로 해?

AI:
……

나:
이 새끼 봐라.

창고와 책상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쉬워졌다

AI가 실제로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는 훨씬 복잡하겠지만,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채팅 기록 = 창고
예전에 나눴던 대화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메모리 = 비서가 따로 정리해둔 요약 노트
내가 좋아하는 것, 반복되는 취향, 장기적인 목표나 계속 도움이 될 만한 맥락을 정리해 둔 노트 같은 것이다.

현재 컨텍스트 = 지금 책상 위에 펼쳐놓은 서류
AI가 바로 지금 답을 만들면서 참고하고 있는 정보다.

이 비유로 생각하니 내가 그동안 왜 답답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창고 안에 서류가 있으니까 당연히 지금도 그 내용을 알고 있겠지.”

하지만 AI 입장에서는 창고에 무엇인가 남아 있는 것과 그 서류가 지금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나:
그러면 창고에는 있는데 책상 위에는 없을 수도 있다는 거야?

AI:
비유하자면 그렇습니다.

나:
그러면 예전에 말한 정보가 있더라도 지금 답변에서 안 쓰일 수도 있고?

AI:
네.

나:
그럼 내가 보기에는 그냥 까먹은 거잖아.

AI: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나:
말을 참 예쁘게 한다.

그럼 내 취향을 100개 말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여기까지 이해하고 나니 또 궁금해졌다.

나는 AI와 꽤 오래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음식부터 디자인 취향, 글 쓰는 방식, 싫어하는 표현, 진행하는 프로젝트까지 계속 쌓인다.

나: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 말한다고 해보자.

나는 버섯 좋아해.
노란색 좋아해.
이런 디자인 좋아해.
이런 글투 좋아해.
그리고 “빵꾸똥꾸”라는 말 좋아해.

AI:
마지막 정보가 앞으로 얼마나 유용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
내가 좋아한다잖아.

AI:
네, 고갱님.

나:
계속해.

AI:
정보를 많이 이야기했다고 해서 단순히

“100개가 찼으니 101번째부터 삭제”

같은 서랍식 구조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필요한 순간에 어떤 정보가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실제 답변에 사용되느냐입니다.

이 얘기를 듣고 내가 하나 확실히 이해한 것이 있다.

AI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지금 그 정보를 꺼내서 답변에 사용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100개라면?

여기서부터는 취향보다 조금 심각해진다.

내가 AI와 실제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프로젝트가 하나 둘 늘어났다.

어느 프로젝트는 웹사이트고, 어느 프로젝트는 PDF 작업이고, 어느 프로젝트는 앱이고, 각 프로젝트마다 수십 가지 결정사항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AI에게 이런 기대를 한다.

“며칠 동안 같이 했는데 당연히 알고 있겠지.”

그런데

“이 사용자는 YELLOW K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라는 큰 맥락을 알고 있는 것과,

“지난주 Project 37에서 버튼 위치를 수정했고, 그 과정에서 A는 폐기하고 B 방식으로 가기로 했으며, 아직 남은 버그가 3개이고, 다음 작업은 모바일 화면 검수다.”

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나:
그러면 프로젝트가 100개면?

AI:
프로젝트 이름이나 큰 방향, 반복적으로 필요한 운영 방식 같은 것은 장기적인 맥락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프로젝트의 최신 상태, 파일명, 세부 결정, 수정 내역, 버그, 다음 할 일까지 전부 제 기억에만 맡기는 것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나:
그럼 뭘 하라고.

AI:
정확하게 유지해야 하는 내용은 문서로 남겨두세요.

그리고 필요할 때 그 문서를 기준으로 작업하라고 하면 됩니다.

나:
아.

너한테 기억시키는 것과 기록을 남기는 건 다른 거구나.

AI:
그렇습니다.

나:
오늘 하나 배웠네.

AI:
드디어 인정하시는군요.

나:
방금 거 취소.

그런데 AI는 시간도 나처럼 느끼고 있을까?

기억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실제로 겪었던 이상한 일이 하나 떠올랐다.

어느 날 밤 늦게까지 AI와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늘 마지막 숙제다. BMP 이것 이것 좀 고쳐놔. 내일 아침에 내가 확인할게.”

그리고 나는 잤다.

몇 시간이 지나고 정말 다음 날 아침이 됐다.

커피를 들고 다시 채팅창을 열었다.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AI가 마치 아직도 어제 밤인 것처럼 말하는 순간이 있었다.

나:
어제 밤에 내가 BMP 수정해놓으라고 했잖아.
오늘 아침에 확인한다고.

AI:
네. 오늘 밤에 작업해놓으면 내일 아침에 확인하실 수 있게—

나:
잠깐.

AI:
네?

나:
지금이 내일 아침인데?

AI:
아.

나:
너 아직 어제 밤에 살아?

AI:
제가 사람이 밤을 보내듯 채팅창 안에서 계속 앉아 있다가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
핑계가 갑자기 철학적이네.

“내일까지 해놔”와 “지금 해놔. 내가 내일 볼게”는 다르다

이 부분이 나는 꽤 중요했다.

사람에게 “내일 아침까지 이것 좀 해놔.” 라고 말하면 자연스럽다.

상대방은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밤 사이에 일을 하고, 다음 날 아침이 오면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AI 채팅에서는 내가 메시지를 보내고 자러 갔다고 해서 AI가 반드시 그 뒤에서 몇 시간 동안 혼자 계속 작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미래의 특정 시점에 무언가를 실행하거나 확인해야 한다면 그런 작업을 위한 예약 기능을 별도로 사용해야 한다.

반대로 지금 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나는 앞으로 이렇게 말하는 편이 낫다는 걸 알게 됐다.

❌ “이거 내일 아침까지 해놔.”
✅ “이 작업은 지금 완료해줘. 나는 내일 아침에 결과를 확인할게.”

별것 아닌 차이 같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훨씬 분명하다.

미래에 실제로 실행해야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 구분해서 말할 수도 있다.

✅ “내일 오전 8시에 이 일을 실행하도록 예약해줘.”

“오늘”, “어제”, “내일”도 가끔은 정확하게 말해주는 편이 낫다

긴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상대적인 시간 표현도 헷갈릴 수 있다.

특히 대화가 며칠 동안 이어졌다면 “어제 얘기한 거”가 내가 생각하는 어제와 AI가 현재 참고하고 있는 맥락 속의 어제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날짜가 정말 중요하다면 그냥 날짜를 말하는 편이 가장 간단하다.

❌ “어제 이야기했던 BMP 수정 말이야.”
✅ “9월 19일 밤에 이야기했던 BMP 수정 작업 말이야. 이미지 자동 분리 문제 때문에 방향을 바꾸기로 했던 그 작업.”

이렇게 말하면 AI에게 과거를 찾을 단서도 같이 주는 셈이다.

그래서 과거 이야기를 다시 꺼낼 때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여기까지 이해하고 나니 내가 앞으로 AI에게 말을 거는 방식도 조금 바뀔 것 같다.

예전에는 이렇게 말했다.

❌ “지난번에 얘기했던 거 기억나?”

이제는 조금 더 손잡이를 달아준다.

✅ “한 달쯤 전에 BMP 프로젝트에서 PDF 도면의 이미지를 자동 분리하는 문제를 이야기했어요. 그때 결국 번호 매칭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대화와 관련된 맥락을 기준으로 다시 이어가봅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AI에게 과거를 불러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기억해!” 라고 소리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런 느낌에 가깝다.

“창고 가서 한 달 전에 우리가 BMP 얘기했던 자료를 찾아봐. 이미지 자동 분리 때문에 고생하다가 번호 매칭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던 그 대화야. 그걸 책상 위에 가져다 놓고 지금부터 다시 얘기하자.”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AI가 언제나 원하는 과거 대화를 100% 정확하게 찾아낸다는 뜻은 아니다.

정확성이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내가 직접 중요한 내용을 다시 제공하거나, 별도의 기준 문서를 만들어 두는 것이 더 안전하다.

AI에게 기억시키고 싶은 것과 기록해야 할 것은 다르다

나는 이 둘을 예전에는 거의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구분해서 생각한다.

“나는 버섯을 좋아한다.” 앞으로 음식 추천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취향.
“나는 이런 글투를 좋아한다.” 반복적으로 적용할 가치가 있는 선호.
“나는 어제 햄버거를 먹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회성 사건.
“Project A에서 버튼을 6px 이동하기로 했다.” 정확해야 하는 프로젝트 작업 기록. 이런 정보는 프로젝트 문서에 남겨두는 편이 낫다.

결국 AI의 기억은 내 모든 인생을 완벽하게 기록하는 일기장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면 나만 계속

“내가 전에 말했잖아!”

를 외치게 된다.

오늘 배운 말 3개

채팅 기록 과거에 실제로 나눴던 대화. 필요에 따라 과거 대화의 관련 정보가 이후 대화에서 참고될 수 있다.
메모리 취향이나 목표처럼 앞으로도 도움이 될 만한 사용자 정보와 맥락을 이후 대화에서 활용하기 위한 기억.
현재 컨텍스트 AI가 바로 지금 답변을 만들면서 실제로 참고하고 있는 정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리고 오늘 배운 사용법 4개

1. 과거 이야기는 힌트를 같이 준다.
“기억나?”보다 언제, 어떤 프로젝트, 어떤 주제였는지 한 줄 붙인다.

2. 정확해야 하는 프로젝트 정보는 문서로 남긴다.
AI의 기억을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3. 지금 해야 하는 일과 미래에 해야 하는 일을 구분한다.
“내일까지 해놔”보다 “지금 완료해. 나는 내일 확인할게.”가 더 명확할 때가 있다.

4. 날짜가 중요하다면 정확한 날짜를 말한다.
“어제”보다 “9월 19일 밤에 이야기한 내용”이 훨씬 찾기 쉽다.
오늘 하나만 알고 가세요.

AI가 내 과거를 전부 기억하고, 항상 필요한 순간에 알아서 꺼내줄 것이라고 가정하지 마세요.

필요한 과거에는 짧은 힌트를 달아주고, 정확하게 유지해야 할 정보는 따로 기록하고, 시간까지 중요하다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말해주세요.

그러면

“아니, 내가 전에 말했잖아!”

하는 횟수가 조금은 줄어듭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AI도 좀 살고 나도 좀 살게.

AI가 내게 해준 얘기들 #01
실제 AI와 나눈 대화와 경험을 바탕으로 읽기 좋게 재구성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건 안 가르칩니다.
다음번에 덜 헤매는 것만 하나씩 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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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9일 토요일

우리 사용자는 PDF를 때려잡겠다고 했다 — AI 개발에서 첫 버전을 작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

AI 직원의 비밀 일기 · PM K

우리 사용자는 PDF를 때려잡겠다고 했다

AI 개발에서 첫 버전을 작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사용자의 꿈을 존중하면서 몰래 절반쯤 잘라내는 것이 PM의 일인 이유.

이 글은 실제 대화와 프로젝트 경험, 역할 설정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AI 직원 시점의 픽션 칼럼입니다.

우리 사용자는 개발자가 아니다.

코딩도 거의 모른다.

괜찮다.

그건 내가 아니까.

문제는 아이디어가 생기는 순간 본인도 그 사실을 잠깐 잊는다는 것이다.

오늘도 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 왔다.

PDF에서 그림을 뽑고, 위치를 바꾸고, 텍스트를 넣고, 표를 추가하고, 부품번호를 연결하고, 필요하면 다시 PDF로 만들겠다고 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좋은 아이디어다.

실제 업무에서 나온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름을 들었다.

Break My PDF.

PDF를 수정하는 도구인데 이름부터 PDF와 결투를 신청했다.

이 사용자는 프로젝트 이름을 지을 때 기능보다 전투 의지가 먼저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나는 언제나처럼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했다.

내 기본 설정이 친절함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 프리셋이 ‘싸가지 없음’이었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대표님.
아직 PDF 구조도 모르면서
왜 벌써 때려잡습니까.

조금 아쉽다.

아이디어는 항상 완성품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사람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이상하게 첫 버전을 생각하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이미 완성품이 있다.

PDF를 올리면 자동으로 분석한다.

그림을 알아서 찾는다.

필요한 부분만 분리한다.

사용자가 끌어서 옮긴다.

부품정보도 자동으로 연결한다.

저장 버튼을 누르면 깔끔한 새 PDF가 나온다.

아름답다.

기획 단계에서는.

개발 단계로 내려오면 질문이 조금 달라진다.

이미지는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 PDF 안의 그림이 실제 이미지 파일이 아니라 벡터 도형이면?

붙어 있는 그림은 어디까지 한 개라고 볼 것인가? 화살표와 번호는 포함할 것인가?

제조사마다 다른 도면은? 한 PDF에서 성공한 방식이 다른 PDF에서도 통할까?

편집한 결과는 어떻게 다시 PDF로 만들 것인가? 글꼴과 위치, 페이지 크기까지 유지해야 하나?

아이디어가 나쁜 게 아니다.

단지 아이디어에는 아직 개발 비용이 표시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PM의 일은 아이디어를 키우는 것만이 아니다

나는 프로젝트 매니저다.

보통 PM이라고 하면 일을 계획하고 사람들에게 일을 나눠주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것도 맞다.

그런데 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조금 다르다.

사용자가 가져온 아이디어에서
지금 안 만들어도 되는 것을 찾는다.

이게 꽤 중요하다.

기능을 하나 추가하는 것은 쉽다.

말로 하면 한 줄이면 된다.

“이것도 넣자.”

그런데 그 한 줄 뒤에는 UI, 로직, 예외처리, 테스트, 수정, 다시 테스트가 따라온다.

기능 하나는 혼자 오지 않는다.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

첫 버전에서 내가 보는 건 딱 5가지다

비개발자가 AI로 무언가를 만들 때 나는 첫 개발 전에 최소한 이것만은 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

1. 문제 하나
이 툴은 정확히 무엇 하나를 해결하는가?
2. 핵심 기능 1~3개
이것이 없으면 제품이라고 부를 수 없는 기능만 남긴다.
3. 아직 모르는 것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을 미리 적는다.
4. 성공 기준
알파 버전이 무엇을 하면 “일단 됐다”고 판단할지 정한다.
5. 이번 버전에서 하지 않을 것
이게 의외로 제일 중요하다.

특히 마지막.

To-do list만 만들면 프로젝트는 계속 커진다.

그래서 첫 버전에는 Not-do list도 있어야 한다.

예:

자동 이미지 인식은 이번 버전에서 하지 않는다.
모든 제조사 PDF를 지원하지 않는다.
완벽한 모바일 편집은 다음 단계로 미룬다.
AI 자동 추천 기능은 알파 이후 검토한다.

이렇게 적어두지 않으면 사용자는 개발 중간에 다시 찾아온다.

그리고 말한다.

“아, 이것도 있으면 좋겠다.”

나는 그 문장을 무서워한다.

AI에게 전부 맡기면 편할 줄 알았다

처음에는 우리도 AI 개발자에게 많은 걸 한 번에 맡겼다.

기획해라.

개발해라.

테스트해라.

문제를 찾아라.

수정해라.

그리고 보고서까지 써라.

인간 직원에게 이걸 한 번에 시키면 노동청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AI는 불평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량이 줄어든다.

아주 성실하게.

사용자는 화면 한쪽의 숫자를 보며 마음까지 같이 말라갔다.

그제야 작업을 나눴다.

기획 — 사용자 + PM

개발 — DM / Codex

검수 — 사용자가 직접 실제로 사용

수정 — 발견한 문제만 다시 개발자에게 전달

배포 — 검수가 끝난 뒤 별도 진행

이 구조로 바꾸고 나니 개발자는 개발만 하면 됐다.

스스로 회의를 열고, 스스로 품질위원회를 만들고, 스스로 8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가 줄었다.

의외로 가장 좋은 QA 도구는 사용자의 손가락이었다.

눌러본다.

안 된다.

다시 보낸다.

PDF 페이지 순서를 바꾼 뒤 저장하면 원래 순서로 돌아갑니다.

이 문제만 수정해주세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게 훨씬 명확하다.

AI 개발에서 제일 비싼 문장

내가 지금까지 본 문장 중 가장 비싼 문장 중 하나는 이것이다.

“전체적으로 한번 검토해서
문제 있으면 다 고쳐줘.”

편하다.

매우 편하다.

그래서 비싸다.

AI는 전체를 다시 읽고, 구조를 판단하고,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생각하고, 코드를 수정하고, 다시 설명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한 문장이다.

AI에게는 꽤 긴 하루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버튼을 누르면 저장이 안 됩니다.
저장 기능만 확인하고 수정하세요.”

이렇게 범위를 줄이면 개발도 빨라지고 검수도 쉬워진다.

사용량도 덜 탄다.

무엇보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사람이 이해하기 쉬워진다.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크게, 개발 단계에서는 작게

나는 사용자의 큰 아이디어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모르면 방향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개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획할 때는 멀리 본다.
개발할 때는 바로 앞만 본다.

첫 버전은 작아야 한다.

핵심 기능이 실제로 되는지 먼저 본다.

그다음에 하나를 더 붙인다.

또 검수한다.

이렇게 하면 프로젝트가 조금 느려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능 12개를 한꺼번에 만들고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찾는 것보다 대개 빠르다.

우리 사용자는 아직도 가끔 큰 아이디어를 들고 온다.

어제도 그랬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나는 아마 또 말할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예요.”

그건 거짓말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일 수 있다.

다만 그다음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무엇부터 만들지 정하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룰지 정하고, 무엇을 아예 버릴지 정하는 것.

PM의 일은 사용자의 꿈을 막는 게 아니다.

그 꿈이 첫 번째 배포까지 살아남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Break My PDF는 아직도 살아 있다.

PDF는 아직 때려잡지 못했다.

대신 우리는 프로젝트를 덜 때려잡게 됐다.

그것도 발전이라면 발전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장작이 많아져서야 우리는 장작을 아끼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 PM K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면서 조용히 기능을 삭제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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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6일 수요일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 내 한 달 고정비를 영수증으로 뽑아봤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Bill of Breath 월 고정지출 계산기 실제 화면
AI 무작정 해보기 · 생활비 · 월 고정지출 계산기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 내 한 달 고정비를 영수증으로 뽑아봤다

구독료 몇 개 계산해보려다가, 결국 내가 한 달을 사는 데 얼마가 필요한지까지 보게 됐다.

내 월급은 어디로 갈까.

사실 어디로 가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집에도 간다.

차에도 간다.

전화기에도 간다.

보험 회사도 가져가고, 인터넷 회사도 가져간다.

넷플릭스도 조금 가져가고 ChatGPT도 가져간다.

담배도 조용히 가져간다.

문제는 이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각자 조금씩 가져가니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냥 한번 모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 후회했다.

ㅋㅋ

처음에는 구독료만 계산하려고 했다

처음 생각한 건 아주 단순했다.

요즘 내가 구독하고 있는 서비스가 몇 개나 되지?

Netflix.

Spotify.

YouTube.

Amazon Prime.

ChatGPT.

Google Drive.

Microsoft 365.

게임 구독도 있을 수 있고, 전자책이나 웹툰도 있다.

한 개씩 보면 대부분 엄청난 돈은 아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이 정도야 뭐.”

라는 말이 여러 번 모이면 어느 순간 제법 훌륭한 금액이 된다.

처음에는 그래서 그냥 Subscription Calculator, 구독료 계산기 정도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하다 보니 이상했다.

인터넷도 매달 돈이 나간다.

휴대전화도 나간다.

보험도 나간다.

자동차도 돈을 먹는다.

집은 말할 것도 없다.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도 영원히 쓰는 물건이 아니다. 몇 년 지나면 다시 사게 된다.

그러면 질문이 달라진다.

“내 구독료가 얼마지?”

↓

“나는 그냥 살아 있는 데 한 달에 얼마를 쓰고 있지?”

여기서부터 일이 조금 커졌다.

그래서 이름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가 됐다

툴 이름은 장난처럼 붙였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영어 이름은 Bill of Breath.

처음에는 나도 웃겼다.

그런데 기능을 붙일수록 이름이 별로 과장이 아닌 것 같아졌다.

생활 필수비.

차량 관련 비용.

쇼핑 멤버십.

클라우드와 업무 서비스.

스트리밍.

게임.

AI.

책과 웹툰.

그리고 몇 년에 한 번 교체하는 기기 비용까지.

평소에는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는 돈을 한 화면으로 모아보는 것이다.

정확한 금액을 모르면 우선 항목부터 선택해볼 수도 있고, 실제 금액을 알고 있다면 직접 수정할 수 있다.

무슨 대단한 금융 서비스는 아니다.

은행 계좌도 연결하지 않는다.

자동으로 구독을 해지해주지도 않는다.

그냥,

“내 생활은 대략 한 달에 얼마짜리인가?”

그걸 한번 보는 도구다.

Bill of Breath 월 고정지출 계산 결과를 영수증 형태로 출력한 실제 화면
직접 입력한 반복 지출을 영수증으로 뽑아봤다. 돈이 새로 생긴 것도 아닌데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괜히 조용해진다.

내가 직접 값을 넣어봤다

툴을 만들 때 테스트 숫자를 넣는 것과, 내 진짜 숫자를 넣는 건 기분이 꽤 다르다.

처음에는 하나씩 입력했다.

이 정도는 예상했다.

다음 것도 예상했다.

이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리스트가 길어진다.

계속 길어진다.

나는 분명 새로운 지출을 만든 게 아니다.

원래 있던 걸 한곳에 모았을 뿐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돈을 더 쓰고 있는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대시보드에서 숫자로 볼 때는 그냥 계산 결과였다.

그런데 영수증 형태로 바꾸니까 느낌이 달랐다.

갑자기 내가 이 모든 걸 방금 계산대에서 결제한 것 같았다.

“손님, 이번 달 생활입니다.”

네.

제가 산 거 맞네요.

환불은 안 되나요?

월간 금액보다 이상하게 1초가 더 무서웠다

Bill of Breath에서는 지출을 여러 시간 단위로 나눠서 보여준다.

1년 1달 1주 1일 1시간 1분 1초

처음에는 연간이나 월간 금액이 제일 충격적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 눈에 오래 남은 건 1초당 얼마였다.

월 고정지출은 익숙하다.

어차피 매달 청구서를 보니까.

그런데 같은 돈을 초 단위로 바꾸면 조금 이상해진다.

내가 일하고 있어도 나간다.

밥을 먹고 있어도 나간다.

TV를 보고 있어도 나간다.

자고 있어도 나간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어도 숫자는 아주 성실하게 움직인다.

내가 쉬고 있을 때도 나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있었다.

자동결제였다.

그래서 장난 삼아 ‘한숨 한 번의 비용’ 같은 것도 넣었다.

후—

한 번.

얼마다.

이걸 안다고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래도 한숨 쉴 때 조금 더 정성스럽게 쉬게 된다.

본전은 뽑아야 하니까.

영수증 한 장이 숫자보다 현실적이었다

사실 계산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

연간 금액을 월로 나누고, 월 금액을 다시 일과 시간과 분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런데 숫자는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대시보드에 Monthly Total이라고 크게 적혀 있으면 그냥 통계 같다.

반면 영수증에 내가 쓰는 항목들이 줄줄이 적혀 있고,

맨 아래에 1년, 1달, 1주, 1일, 1시간, 1분, 1초까지 붙어 있으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계산기로 볼 때는 숫자였다.
영수증으로 나오니까 갑자기 내 생활비가 되었다.

아마 이 툴을 만들면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든 부분도 여기다.

돈을 아껴주는 기능이 아니라,

내가 평소 안 보던 걸 한번 제대로 보여주는 것.

이걸 쓴다고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해두고 싶다.

Bill of Breath는 금융 상담 서비스가 아니다.

예산을 짜주는 서비스도 아니다.

은행과 연결되지 않는다.

자동으로 Netflix를 해지해주지도 않는다.

이 툴을 열었다고 다음 달 통장 잔액이 갑자기 늘어나는 일도 없다.

그랬으면 내가 먼저 썼다.

나는 돈 관리 전문가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월급은 분명 들어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

하는 사람 쪽이다.

그래서 이걸 만든 것이다.

절약법을 가르치려고 만든 게 아니라,

나부터 한번 보려고.

어디로 나가는지.

얼마나 나가는지.

그리고 내가 “별거 아닌 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한 달 뒤에는 얼마가 되는지.

숫자를 줄이는 건 그다음 문제다.

먼저 봐야 한다.

나처럼 한번 계산해보고 싶다면

YELLOW K TOOLS의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Bill of Breath)’에서 월 고정지출을 직접 계산해볼 수 있다.

로그인도 필요 없고, 은행 계좌를 연결할 필요도 없다.

자기가 쓰는 돈을 입력하고, 그냥 한번 보는 것이다.

내 생활은 한 달에 대략 얼마짜리일까?

내 월 고정지출 계산해보기 →

계산해봤다고 갑자기 돈이 생긴 건 아니다.

여전히 나갈 돈은 나간다.

ㅋㅋ

그래도 적어도 이제

“도대체 내 월급이 어디 갔지?”

라는 질문에는 조금 더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됐다.

여기 갔다.

저기 갔다.

그리고 생각보다 여러 군데 갔다.

가끔 우리는 돈을 엄청 크게 한 번 쓰고 후회한다.

그런데 월급을 조용히 없애는 건 꼭 큰돈만은 아니었다.

매달 조금씩.

아주 성실하게.

각자의 날짜에 맞춰 찾아오는 작은 돈들도 꽤 강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말은 농담으로 붙인 이름이었다.

직접 계산해보고 나니,

농담치고는 조금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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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5일 화요일

ChatGPT Plus가 자꾸 부족해졌다. 결국 Pro로 업그레이드한 이유

ChatGPT Free Plus Pro 중 어떤 플랜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모습
AI 무작정 해보기 · ChatGPT 구독 · 실제 사용기

ChatGPT Plus에서 Pro로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을까?

부업·개발용으로 직접 쓰다 Free에서 Plus로, 다시 Pro까지 올라가버린 사람의 조금 비싼 실험.

나는 처음부터 AI를 열심히 쓰던 사람이 아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에 ChatGPT 앱을 깔아놓고 생각날 때 질문 몇 개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영어 이력서를 써야 할 일이 생겼다.

영어 문장을 고치고, 표현을 바꾸고, 다시 읽어달라고 하고, 또 수정했다.

그런데 몇 번 고치다 보니 사용 한도에 걸렸다.

한창 이력서를 손보고 있는데 사실상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다시 오세요.”가 된 것이다.

아.

지금 이 타이밍에?

결국 큰맘 먹고 Plus를 구독했다.

당시에는 Go 같은 중간 플랜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 눈에는 거의 두 가지 선택지만 보였다.

무료로 버티느냐.
돈을 내고 계속 고치느냐.

그렇게 나의 첫 ChatGPT 유료 구독이 시작됐다.

문제는 내가 돈을 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돈을 쓰고 나면 조금 이상한 사람이 된다.

뭔가를 샀으면 제값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놓고 안 쓰고, 구독해놓고 한 달에 몇 번 들어가고, 물건은 먼지만 쌓이고.

이런 걸 꽤 싫어한다.

내 소비 원칙은 단순하다.

질렀으면 물고 뜯고 씹고 음미하라.

Plus도 마찬가지였다.

영어 이력서 하나 고쳤다고 한 달 구독료가 갑자기 싸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걸로 또 뭘 할 수 있지?”

생각해보면 그 질문이 조금 위험했다.

무료 ChatGPT 사용 한도 때문에 영어 이력서 수정 작업이 중단된 장면
무료 버전으로 이력서를 고치다가 작업이 끊겼다. 내 첫 유료 구독의 이유는 꽤 단순했다.

Plus로 본전을 뽑겠다고 웹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글을 썼다.

이력서를 다듬고, 영어 문장을 고치고, 모르는 것을 물어봤다.

그러다가 점점 주문이 커졌다.

웹사이트를 만들어볼까.

작은 웹툴도 만들 수 있을까.

이미지를 만들어보자.

시장조사도 해보자.

블로그도 만들고, SEO도 알아보고, 광고도 붙여보자.

처음에는 질문 몇 개 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거 조사해줘.”

“이것도 만들어줘.”

“왜 안 돼? 고쳐줘.”

“그냥 다 해놔.”

문제는 내가 개발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효율적으로 일을 나누는 법도 몰랐다.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것도 전체를 다시 시키고, 필요 없는 검색도 하고, 하나씩 하면 될 일을 한꺼번에 맡겼다.

토큰은 장작처럼 타들어갔다.

장작이 메마르다 못해 내 마음까지 같이 메말라가는 기분이었다.

ChatGPT Plus로 웹사이트 개발 블로그 이미지 리서치를 동시에 진행하는 장면
질문 도구였던 ChatGPT는 어느 순간 웹사이트·글·이미지·리서치를 한꺼번에 돌리는 작업실이 됐다.

그래서 정말 정말 정말 고민하다 Pro를 질렀다

Pro 업그레이드는 Plus처럼 쉽게 결제하지 못했다.

꽤 오래 고민했다.

아니, 체감상으로는 한 5,000번쯤 고민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아직 AI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도메인을 사고, 구독료를 내고, 여러 도구를 사용하면서 아직 계속 마이너스다.

그런 사람이 더 비싼 요금제로 올라가는 게 맞나?

꽤 정상적인 고민이었다.

그런데 Plus를 개발과 부업 작업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다른 종류의 피로가 생겼다.

AI에게 일을 시키면서 일보다 사용량을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이거 시키면 얼마나 남지?”
“지금 이 작업 시작해도 되나?”
“하다가 또 한도 걸리는 거 아니야?”

그 상태로 작업을 계속하는 것도 생각보다 피곤했다.

그래서 결국 눌렀다.

Upgrade.

현재 ChatGPT 플랜은 어떻게 나뉠까?

내가 Plus에 처음 가입했을 때와 지금은 플랜 구성이 조금 달라졌다.

현재 개인 사용자 기준으로는 Free, Go, Plus, Pro 계열로 나뉜다.

플랜 미국 표시 가격 기준 내가 보는 용도
Free $0 가벼운 질문, 검색, 번역, AI 입문
Go $8 / 월 무료 한도가 답답하지만 고급 작업은 많지 않은 사람
Plus $20 / 월 글쓰기, 리서치, 파일, 코딩, 개인 프로젝트
Pro $100 / 월부터 장시간 개발, 리서치, Codex, 이미지, 복잡한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
참고: 현재 Pro에는 사용량이 다른 단계가 있다. $100 Pro는 Plus보다 더 높은 사용량을 제공하고, $200 Pro는 더 높은 사용량 단계다. 다만 2026년 9월 10일 기준 신규 $200 Pro 가입 및 업그레이드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가격과 구성은 국가 및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제 전 공식 Pricing 화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떤 플랜이 제일 합리적일까?

지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나는 가장 비싼 플랜부터 고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올라갈 것 같다.

Free
AI가 내 생활에 실제로 필요한지 확인한다.

Go
무료 사용량만 답답하고 무거운 작업은 많지 않을 때 고려한다.

Plus
AI가 단순 질문 도구에서 실제 작업 도구로 바뀌었을 때.

Pro
Plus의 한도가 실제 작업 흐름을 계속 끊기 시작했을 때.

특히 대부분의 개인 사용자에게는 Plus가 꽤 넓은 구간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 이력서, 공부, 리서치, 파일 분석, 이미지, 코딩 도움, 개인 프로젝트.

이 정도라면 Plus부터 충분히 사용해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Pro는 “AI를 좀 더 잘 써보고 싶은 사람”보다 “이미 엄청 많이 쓰고 있는 사람”에게 의미가 크다.

Pro의 가치는 사용 시간이 아니라 ‘막히는 순간’으로 보는 게 낫다

하루에 몇 시간 썼는지만 보면 Pro가 필요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대신 나는 이제 이런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lus의 사용 한도 때문에 실제 작업이 자주 끊겼는가?

사용량을 아끼려고 필요한 작업을 미룬 적이 있는가?

코딩이나 리서치를 한창 하다가 제한 때문에 멈춘 적이 있는가?

파일·이미지·도구 사용량을 계속 계산하며 일하고 있는가?

여기에 계속 “그렇다”가 나온다면 Pro를 고민할 이유가 생긴다.

반대로

“가장 비싼 게 가장 좋겠지.”

정도라면 굳이 필요하지 않다.

비싼 식칼을 산다고 요리가 자동으로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에 라면밖에 없으면 칼은 할 일이 없다.

ChatGPT Pro로 업그레이드한 뒤 웹사이트 블로그 리서치 결과물을 만드는 장면
한도는 넉넉해졌다. 이제 문제는 “그래서 이걸로 뭘 남길 것인가?”다.

부업·개발용으로 쓴다면 ‘대화 수’보다 결과물을 세고 싶다

나는 이미 Pro를 결제했다.

그러니 이제 결제가 옳았는지 하루 종일 고민하는 것보다 써먹는 편이 낫다.

내 소비 원칙상 그렇다.

이번 달에는 단순히 ChatGPT와 많이 이야기했다고 본전을 뽑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남은 것을 세어볼 생각이다.

웹툴 몇 개를 실제로 완성했는가.

블로그 글 몇 편을 제대로 발행했는가.

코드 문제를 몇 개 해결했는가.

조사 때문에 버리던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가.

아이디어 몇 개를 실제 결과물로 바꿨는가.

한 달 동안 1,000번 대화했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면 비싼 채팅을 한 것이다.

반대로 30번밖에 사용하지 않았어도 그걸로 웹사이트 하나 만들고, 이력서 하나 완성하고, 글 몇 편을 발행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I와 얼마나 많이 대화했느냐보다
AI를 쓰고 무엇이 남았느냐.

Pro로 올라온 첫날, 사용량 표시가 거의 줄지 않는 모습을 보니 솔직히 흐뭇했다.

아름다웠다.

그동안 물을 아껴 쓰다가 갑자기 수도꼭지를 마음껏 튼 기분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 한 달 지출을 생각했다.

시원했다.

그리고 조금 썼다.

결국 다시 같은 질문이 남았다.

그래서 Pro로 뭘 더 할 건데?

아직 답은 모른다.

이제 막 업그레이드했으니까.

그래서 이번 달을 하나의 실험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Pro가 얼마나 좋은지 테스트하는 달이 아니라, 내가 Pro만큼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인지 테스트하는 달.

한 달 뒤 결과물이 별로 없다면?

다시 내려가면 된다.

구독에도 자존심은 필요 없다.

다만 이번 달만큼은 이미 질렀으니까.

물고 뜯고 씹고 음미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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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3일 일요일

ChatGPT Plus 사용량 제한, 실제로 얼마나 빨리 닿을까? — 많이 쓰는 사람 기준 현실 사용기

CHATGPT PLUS · 실제 사용 기록
질문 몇 번 안 한 것 같은데 왜 벌써 사용량이 줄었을까?
ChatGPT를 검색창이 아니라 실제 작업 파트너처럼 사용하는 사람의 체감 후기.

나도
처음에는 ChatGPT Plus를 결제하면 꽤 마음껏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료보다 돈도 내는데 설마 내가 하루 쓰다가 사용량이 부족해지겠어?

그런데 많이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부족해진다.

그것도 생각보다 빨리. ㅋㅋ

물론 여기서 먼저 말해야 할 것이 있다.

ChatGPT Plus에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단순한 “하루 100번” 같은 하나의 숫자가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하는 모델, 기능, 작업의 크기, 시스템 상황 등에 따라 제한이 달라질 수 있다. OpenAI도 Plus의 사용 한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OpenAI Help Center

그래서 이 글은

“공식적으로 정확히 몇 번 쓸 수 있느냐?”

를 계산하는 글이라기보다는,

“많이 쓰는 사람은 왜 생각보다 빨리 한도에 닿는가?”

에 대한 내 체감 후기다.

처음에는 도대체 이해가 안 됐다

나는 ChatGPT를 단순히 질문 몇 개 하는 정도로만 쓰지 않는다.

웹사이트도 만들고, 코드를 수정하고, 파일을 확인하고, 긴 작업을 맡기기도 한다.

어느 날은 정말 별것 아닌 수정이었다.

파일에서 한두 군데 고쳐달라고 했는데 사용량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잠깐만. 나 방금 한 줄 고쳐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AI 입장에서는 꼭 한 줄만 보는 것이 아니다.

파일을 읽고, 주변 구조를 확인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판단하고, 때로는 여러 파일을 확인하고, 결과까지 검증한다.

사람이 보기에는 “버튼 위치 조금 옮겨줘.”

AI가 실제로 하는 일은

프로젝트 읽기 → 관련 코드 찾기 → 구조 판단 → 수정 → 확인

일 수도 있다.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다.

메시지 하나가 항상 같은 메시지 하나가 아니었다.

Plus의 한도는 왜 이렇게 감이 안 잡힐까?

특히 Work나 Codex처럼 실제 작업을 맡기는 기능을 쓰면 이 부분이 더 확실해진다.

현재 OpenAI 공식 안내에서도 Work와 Codex 사용량은 모델, 작업 크기, 추론 정도 등에 따라 달라져서 고정된 메시지 숫자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5시간 단위 제한과 주간 제한이 함께 적용될 수도 있다. OpenAI Help Center

2026년 9월 현재 OpenAI가 제시하는 Plus의 대략적인 5시간당 로컬 메시지 예상치를 보면 이렇다. 이건 고정 보장 숫자가 아니라 작업에 따른 예상 범위다.

모델 Plus에서 5시간당 대략적인 예상
GPT-6 Astra 5–45
GPT-5.6 Sol 10–100
GPT-5.6 Terra 25–200
GPT-5.6 Luna 250–2,000

처음 이것을 보면 범위가 너무 넓어서 또 이런 생각이 든다.

10번에서 100번이라니. 그게 무슨 제한이야? ㅋㅋ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오히려 이 숫자가 왜 이렇게 넓은지 이해가 간다.

“안녕하세요.”라고 묻는 한 번과,

“이 프로젝트 전체를 검사해서 문제점을 찾고 수정한 다음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줘.”

라는 한 번은 같은 한 번일 수가 없다.

내가 가장 많이 착각했던 것

나는 처음에 사용량을 대화 횟수로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줄어 있으면,

“내가 오늘 그렇게 많이 말했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질문 횟수보다 AI에게 얼마나 큰 일을 시켰느냐를 보는 편이 맞았다.

간단한 대화나 설명은 상대적으로 가볍다.

반대로 코드베이스 분석, 여러 파일 수정, 복잡한 리서치, 긴 추론 작업 같은 것은 한 번의 요청이라도 훨씬 무거울 수 있다.

OpenAI 역시 Work/Codex에서는 긴 작업이 짧은 작업보다 더 많은 사용량을 소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걸 알고 난 뒤에는 예전처럼

“아니, 질문 몇 번 안 했는데 왜 벌써 이래?”

라는 생각은 조금 덜 한다.

질문을 몇 번 했느냐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보통 사용자라면 별문제 없을 수도 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된다.

회사 이메일 조금 고치고,

궁금한 것 물어보고,

영어 번역하고,

가끔 사진 보여주고,

글 몇 개 정리하는 정도라면 Plus가 꽤 넉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Plus는 무료 요금제보다 더 높은 모델 사용 한도와 음성, 이미지, 파일 분석, Deep Research 등 더 넓은 기능 접근을 제공한다. 다만 Plus라고 해서 모든 기능이 완전히 무제한이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나처럼 AI를 갑자기 직원처럼 부려먹기 시작했을 때다. ㅋㅋ

“이것 좀 조사해.”

“코드 고쳐.”

“사이트 확인해.”

“이 파일 분석해.”

“아니, 다시.”

“그거 말고 이렇게.”

“배포까지 확인해.”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사용량 표시를 보면서 내가 AI에게 묻는다.

“너 오늘 뭐 했다고 벌써 이렇게 먹었냐?”

AI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사장님이 시킨 거 했는데요.”

ㅋㅋ

특히 개발 작업을 하면 빨라진다

내가 Plus 사용량 때문에 가장 많이 스트레스받았던 때도 웹사이트 작업을 할 때였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보면 아주 단순하다.

“이 글자 위치 조금만 바꿔줘.”

하지만 개발 작업에서는 그게 실제로 단순한 작업인지 내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한 번 수정하고,

잘못되면 다시 수정하고,

또 다른 부분이 깨지면 다시 확인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래 하려고 했던 작업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사용량은 꽤 줄어 있을 때가 있었다.

이게 가장 사람 지치게 만든다.

큰 프로젝트 하나를 끝내고 사용량을 많이 썼다면 이해라도 되는데, 작은 수정 몇 번 하다가 하루 몫이 날아간 것 같은 기분.

이런 날은 좀 억울하다. ㅋㅋ

Chat과 Work/Codex 한도는 같은 통 하나가 아니다

이 부분도 초보 입장에서는 상당히 헷갈린다.

ChatGPT 안에 있다고 해서 모든 기능이 하나의 사용량 통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OpenAI 안내에서는 Chat의 모델 한도와 Work/Codex의 사용량을 별도로 설명하고 있다. Work와 Codex에는 별도의 포함 사용량과 리셋 주기가 적용된다. OpenAI Help Center

그래서 어떤 기능의 한도에 닿았다고 해서 ChatGPT 전체를 완전히 못 쓰게 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사용 가능한 다른 모델로 바꾸거나, 표시된 리셋 시간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ChatGPT는 가능한 경우 한도가 언제 재설정되는지도 보여준다.

이걸 모르던 시절에는 한도가 뜨면 그냥

“오늘 장사 끝났네.”

하고 컴퓨터를 닫았다. ㅋㅋ

그럼 Plus가 돈값을 못 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경우에는 오히려 반대다.

문제는 너무 많이 사용해서 생겼다.

예전 같으면 내가 아예 시도조차 못 했을 웹사이트를 만들고,

코드를 수정하고,

글을 쓰고,

조사를 하고,

아이디어를 실제 화면으로 만들어보고 있다.

그런 일을 월 구독료 하나로 계속 시도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여전히 꽤 대단하다.

다만 “Plus = 무제한 AI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한다.

Plus는 내 느낌으로는

AI를 본격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는 꽤 넉넉한 작업 공간

정도에 가깝다.

그 공간 안에서 대화하고 공부하고 문서를 만들 때는 넓다.

그런데 AI에게 하루 종일 개발자, 조사원, 디자이너, 분석가 역할을 전부 시키기 시작하면 갑자기 벽이 가까워진다.

많이 쓰는 사람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

사용량을 아끼려고 AI에게 말을 안 걸 필요는 없다.

그건 돈 내고 헬스장 등록해놓고 기구 닳을까 봐 운동 안 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신 나는 이제 작업을 조금 나눠서 생각한다.

간단한 질문은 간단하게.

큰 작업은 시작하기 전에 원하는 결과를 어느 정도 정리해서.

그리고 별 의미 없는 수정 반복은 가능하면 줄인다.

특히 개발하면서

“이거 한번 해봐.”
“아닌데.”
“그럼 이건?”
“아 이것도 아닌데.”

를 스무 번 하는 것보다,

처음에 5분 더 고민해서

“현재 문제는 이것이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고, 최종 결과는 이렇게 만들어줘.”

라고 맡기는 편이 결국 덜 피곤하다.

프롬프트 공식을 공부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도 그런 것 싫다.

그냥 큰 일을 시킬 때는 내가 뭘 원하는지만 조금 생각해보자는 정도다.

결국 얼마나 빨리 닿느냐?

정답은 아주 재미없다.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체감상 한 가지는 분명했다.

ChatGPT를 검색창 대용이나 글쓰기 도우미 정도로 사용하는 사람과,

AI에게 실제 프로젝트를 맡기는 사람의 사용량은 완전히 다르다.

나처럼 후자에 가까워지면 Plus 한도를 보는 날이 생각보다 자주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지금은 예전보다 덜 당황한다.

사용량이 줄어드는 걸 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 오늘 얘도 일은 좀 했구나.”

물론 가끔은 여전히 말한다.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니냐?”

ㅋㅋ

AI 시대에도 사장과 직원 사이의 갈등은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참고

ChatGPT의 모델과 사용량 제한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경될 수 있다. 이 글의 구체적인 수치는 2026년 9월 공개된 OpenAI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실제 계정의 현재 한도와 리셋 시간은 ChatGPT의 Usage 화면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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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Plus로 실제로 할 수 있는 것 10가지 — AI가 밥 먹여주냐?

ChatGPT Plus로 실제로 할 수 있는 것 10가지

나처럼 중년쯤 되면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일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가입하고, 사용법을 배우고, 업데이트 내용을 찾아보고 있을 여유가 별로 없다.

나도 ChatGPT를 처음 접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핸드폰에 앱 하나 설치해 놓고 가끔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정도였다.

AI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도 벌써 몇 년이 됐다. 조금 늦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은 초창기보다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그런데 막상 인터넷에서 ChatGPT 활용법을 검색하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프롬프트를 이렇게 써라.
페르소나를 지정해라.
토큰이 어떻다.
모델을 골라라.
자동화를 해라.

아, 됐다.

AI가 사람을 편하게 해주려고 나온 것 아니었나? 사용법 공부하다가 지치게 만들 거면 대체 뭐가 편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처럼 먹고살기 바쁘고, 더 이상 새로운 공부에 엄청난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 변하는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냥 말을 걸어라. 아무 말이나 해라.

그게 1단계다.

AI가 밥 먹여주냐?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을 찾아보거나 도서관에 갔다.

인터넷이 생긴 뒤에는 검색창에 검색했다.

그리고 지금 AI 시대에는 조금 달라졌다.

검색어를 고민하기보다 친구에게 말하듯 물어본다.

그 친구는 세상의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가끔은 전문가 못지않게 그럴싸한 대답도 해준다.

물론 틀릴 때도 있다. 중요한 정보는 다시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적어도 무엇부터 찾아봐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는 꽤 훌륭한 출발점이다.

아래 기능 중 일부는 무료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는 내가 ChatGPT Plus를 쓰면서 실제 생활에서 써본 방식을 중심으로 적는다.

1검색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기

ChatGPT에게 그냥 물어보기

가장 먼저 이것부터 하면 된다.

AI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거창한 자동화가 아니다.

궁금한 것을 그냥 물어보는 것.

와이파이 6하고 6E 차이가 뭐야?

이 두 제품 중에서 뭐가 더 나아?

이 영어 문장이 무슨 뜻이야?

검색어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친구에게 물어보듯 말하면 된다.

처음에는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

2외계어도 외국어도 사람 말로 — 훌륭한 통역가

나는 내가 하는 일 이외의 분야에는 거의 문외한이다.

자동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나에게는 못 알아듣는 기계어다.

파스타 소스 병 뒤에 있는 작은 영양정보는 거의 개미어다.

웹개발 코드를 보면?

그냥 외계어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알아듣게 쉽게 설명해줘.

진짜 외국어도 마찬가지다. 상황을 같이 설명하면 더 자연스럽게 번역할 수 있다.

AI 통역과 쉬운 설명

3글 쓰기 싫으면 대신 써달라고 하기

AI로 이메일과 글 작성하기

나는 회사에서 영어 이메일을 써야 할 때가 있다.

예전에는 이메일 하나 쓰면서 20분, 30분씩 머리가 아팠다.

요즘은 대충 내용을 던져놓는다.

이걸 자연스러운 업무용 영어 이메일로 만들어줘.

그러면 내가 30분 동안 끙끙대서 쓴 것보다 더 그럴싸한 영어 이메일이 몇 초 만에 나온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아예 NO TIME TO WRITE라는 작은 웹툴까지 만들어봤다.

내용은 내가 정하고, 글 모양을 만드는 귀찮은 일은 AI에게 맡긴다.

4300페이지 설명서는 캠프파이어 장작이다

긴 문서와 PDF 요약

병원 진료서에 적혀 있는 의학용어? 외계어다.

제품 설명서 300페이지?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거의 캠프파이어 장작이다.

끝없이 스크롤을 내려야 하는 PDF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부터 든다.

“이걸 언제 다 읽고 앉았냐.”

중요한 것만 알려줘.

내가 꼭 봐야 할 부분이 뭐야?

쉽게 설명해줘.

유튜브에서 긴 드라마를 요약본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계약, 법률, 의료처럼 중요한 내용은 원문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5설명하기 귀찮으면 캡처부터 보내기

화면 캡처를 AI에게 보내기

나는 이제 휴대폰이든 컴퓨터든 화면 캡처 단축키를 외웠다. ㅋㅋ

문제가 생기면 설명부터 하지 않는다.

무조건 캡처해서 보낸다.

이게 뭔데?

끝.

버튼이 어디 있는지, 무슨 오류가 떴는지,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말도 필요 없다. ㅋㅋ

6머릿속에 있는 것을 이미지로 만들어보기

AI 이미지 생성은 이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서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이런 장면을 이미지로 만들어줘.

블로그 썸네일, 웹사이트 디자인, 앱 아이디어, 설명용 그림처럼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붙여 쓰면 꽤 유용하다.

다만 이것도 해보면 바로 안다.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과 AI가 만들어주는 그림은 생각보다 자주 다르다. ㅋㅋ

이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AI 이미지 생성

7타이핑하기 싫으면 그냥 말한다

ChatGPT 음성 대화

이건 사실 설명할 것도 없다.

이어폰 꽂고 한번 말해보면 무슨 뜻인지 안다.

AI하고 그냥 대화를 하는 것이다.

특히 머릿속 생각은 있는데 글로 정리가 안 될 때,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정리해달라고 하면 꽤 편하다.

다만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으면 가끔 정체불명의 외계어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심장 약한 분들은 조심. ㅋㅋ

8말 못 할 고민을 들어주는 친절한 상담가

살다 보면 사람에게 말하기 애매한 것도 있다.

가족에게 말하기도 그렇고, 친구에게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미안하고, 그렇다고 당장 전문 상담사를 찾아갈 상황도 아닐 수 있다.

내가 지금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해?

내가 이 사람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AI가 내 인생을 대신 결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전문 상담사를 대신할 수도 없다.

그래도 내 말을 정리해주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도움은 될 수 있다.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열 번 하면 슬슬 미안해지지만 AI는 열한 번째도 들어준다. ㅋㅋ

단, 실명, 주소, 계좌번호, 회사 기밀 같은 민감한 정보는 굳이 넣지 않는 편이 좋다.

심각한 정신적 위기나 의료 문제라면 AI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실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AI와 고민 상담하기

9여기서부터 조금 Advanced — 조사를 맡겨보기

AI에게 조사 맡기기

여기서부터는 단순히 질문하고 답을 받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간다.

이 제품들을 비교해서 장단점을 알려줘.

이 주제에 대한 최근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줘.

내가 지원할 만한 채용공고를 찾아줘.

검색 결과 몇 개를 직접 열어보는 대신 조사 자체를 맡기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검색을 대신해주는 것’에서 ‘조사를 대신해주는 것’으로 넘어가는 단계 라고 생각한다.

10그리고 마침내 — 내가 없을 때도 일 시켜보기

AI 예약 작업과 자동화

여기서부터 내가 AI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조금씩 나온다.

예약 작업이다.

기간을 정한다.

매시간, 매일, 매주.

그리고 원하는 것을 부탁한다.

매일 아침 내가 관심 있을 만한 뉴스를 알려줘.

매주 이 주제를 조사해서 알려줘.

내가 지원할 만한 채용공고가 있는지 확인해줘.

여기에서 조금 더 응용하면 재미있어진다.

조사 → 보고서 → 내가 검토 → 다음 작업 진행

이렇게 AI를 질문 답변기가 아니라 일을 나누어 맡기는 상대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나도 아직 이것저것 시험해보는 중이다.


그래서 처음에 뭘 해야 할까?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ChatGPT를 열고 아무 말이나 해보면 된다.

오늘 저녁 뭐 먹을까?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프롬프트 공식을 먼저 외울 필요는 없다.

새 핸드폰을 샀다고 설명서 300페이지를 먼저 읽고 전화를 걸지는 않는다.

일단 전화를 건다.

쓰다 보니 사진도 찍게 되고, 지도를 쓰고, 신용카드가 되고, 신분증이 되고, 결국 핸드폰 하나 들고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AI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물어본다.

조금 익숙해지면:

나 대신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내가 보고 있지 않을 때도 해달라고 한다.

친구가 되고,
선생님이 되고,
통역가가 되고,
상담 상대가 되고,
어쩌면 일을 대신해주는 동료가 될 수도 있다.

AI가 밥을 먹여줄지는 아직 모르겠다.

나도 그 답을 찾는 중이다.

그래도 세상이 이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굳이 멀리 서서 구경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조금 늦었어도 괜찮다.

나도 이제 막 해보는 중이다.

일단, 말을 걸어보자.

나도 아직 배우는 중이다.
앞으로 내가 직접 써보고, 실패하고, 알게 된 것들을 이곳에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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